대출 거치기간은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을 말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거치기간은 부담을 없애는 제도가 아니라 원금 상환 시점을 뒤로 미루는 장치일 뿐입니다. 둘째, 거치기간이 끝나면 남은 기간이 짧아져 월 상환액이 크게 뜁니다. 셋째, 총이자는 거치한 기간만큼 늘어나므로 상환 여력이 확실할 때만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출 거치기간이란 무엇인가요
거치기간은 대출을 실행한 뒤 일정 기간 동안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납부하도록 약정한 기간입니다. 예를 들어 대출기간 30년, 거치기간 3년으로 약정했다면 처음 3년은 이자만 내고 남은 27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습니다. 전체 대출기간 30년은 그대로지만 원금을 실제로 갚는 기간은 27년으로 줄어듭니다. 거치기간은 원금을 깎아주는 기간이 아니며, 대출 잔액은 거치가 끝나는 날까지 처음 빌린 금액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거치기간은 상환방식과는 별개의 개념입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이든 원금균등상환이든 그 앞에 거치기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상환방식이 '어떻게 나눠 갚을 것인가'를 정한다면, 거치기간은 '언제부터 나눠 갚기 시작할 것인가'를 정하는 조건입니다. 두 상환방식의 차이는 원금균등상환 vs 원리금균등상환, 무엇이 다를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치식과 비거치식, 핵심 차이는 무엇인가요
거치식은 거치기간을 두는 방식, 비거치식은 거치기간 없이 대출 실행 다음 달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방식입니다. 같은 금액을 같은 금리로 빌려도 상환 흐름과 총이자가 달라집니다.
| 구분 | 거치식 | 비거치식 |
|---|---|---|
| 초기 납부 항목 | 이자만 납부 | 원금과 이자를 함께 납부 |
| 초기 월 부담 | 상대적으로 낮음 | 상대적으로 높음 |
| 원금이 줄어드는 시점 | 거치 종료 후부터 | 첫 달부터 |
| 실제 원금 상환 기간 | 대출기간에서 거치기간을 뺀 기간 | 대출기간 전체 |
| 총이자 부담 | 더 많음 | 더 적음 |
| 거치 종료 시 변화 | 월 상환액이 크게 상승 | 별도의 상승 구간 없음 |
거치식은 지금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나중의 부담과 총비용을 키우는 선택이고, 비거치식은 처음부터 부담을 지는 대신 원금이 빨리 줄고 이자가 덜 붙는 선택입니다. 어느 쪽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거치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소득이 늘어날 근거가 있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거치기간 동안 내는 돈과 거치 종료 후의 변화

거치기간 동안에는 이자만 냅니다
거치기간 동안 납부하는 것은 이자뿐입니다. 이자는 남아 있는 원금에 금리를 곱해 계산하는데, 거치기간에는 원금이 줄지 않으므로 매달 내는 금액이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3억 원을 대출기간 30년, 연 4.0% 고정금리로 빌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수치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금리는 상품과 금융회사, 신청인의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가정에서 거치기간 중 매달 내는 이자는 3억 원에 4.0%를 곱해 12로 나눈 약 100만 원입니다. 반면 거치 없이 원리금균등으로 갚는다면 첫 달부터 약 143만 원을 내야 합니다. 거치기간 동안에는 매달 약 43만 원을 덜 내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43만 원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지 않은 원금은 그대로 남아 있다가 거치가 끝나는 순간 짧아진 기간에 몰려서 청구됩니다. 변동금리라면 거치기간 중 금리 상승이 이자 부담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거치가 끝나면 월 상환액이 오릅니다
거치기간이 끝나면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월 납부액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원금을 갚을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사례 1. 주택담보대출 3억 원, 30년 만기
앞의 가정을 이어가 3억 원, 30년, 연 4.0% 고정금리에 거치기간 3년을 둔 경우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거치기간 3년 동안은 매달 약 100만 원의 이자만 냅니다. 그러나 거치가 끝나면 남은 27년 동안 3억 원 전액을 갚아야 하므로 월 상환액은 약 152만 원으로 올라갑니다. 거치 중 납부액과 비교하면 약 1.5배 수준입니다. 거치 없이 30년 내내 갚는 경우의 약 143만 원보다도 매달 약 8만 원이 더 많습니다.
총이자도 달라집니다. 같은 가정에서 거치 없이 갚으면 총이자는 약 2억 1,561만 원이지만, 거치 3년을 두면 약 2억 2,706만 원으로 약 1,145만 원이 늘어납니다. 3년 동안 매달 43만 원의 여유를 얻는 대가로 총비용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사례 2. 신용·사업자금 성격의 대출 1억 원, 10년 만기
기간이 짧은 대출일수록 거치의 충격은 더 커집니다. 1억 원을 10년 만기, 연 5.0%로 빌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역시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거치 없이 갚으면 매달 약 106만 원이고 총이자는 약 2,728만 원입니다. 거치기간을 1년만 두면 첫 1년은 매달 약 42만 원만 내지만, 이후 9년 동안은 매달 약 115만 원을 내야 합니다. 거치 중 납부액의 약 2.8배입니다. 총이자도 약 2,939만 원으로 약 211만 원 늘어납니다.
대출기간이 짧을수록 거치기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종료 후 상환액이 급격히 뜁니다. 거치기간을 검토할 때 거치 중 금액이 아니라 거치가 끝난 뒤의 금액을 기준으로 감당 가능한지 따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주택담보대출에서 거치기간은 어떻게 다뤄지나요
가계대출 정책의 방향은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분할상환을 늘리는 쪽입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주요 Q&A」에서 "거치식/일시상환 위주의 대출관행은 가계부채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급증하게 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중"이라고 밝히고, 분할상환 실적 인정 요건 가운데 하나로 "별도의 거치기간 없음"을 제시했습니다. 거치기간이 붙어 있으면 온전한 분할상환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상환능력 심사도 같은 흐름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6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서 "수도권·규제지역내 주담대 대출만기를 30년 이내로 제한하여 DSR 규제 우회를 방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만기를 늘려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작아 보이게 만드는 방식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DSR을 비롯한 한도 규제의 기본 구조는 LTV·DTI·DSR 차이|내 대출 한도는 어떻게 정해질까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정책 성격의 주택담보대출은 거치 조건이 상품 규정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서울주거포털이 안내하는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의 경우 대출기간은 10년, 15년, 20년, 30년 중에서 고르고 상환 조건은 "거치 1년 또는 비거치"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즉 거치기간을 원하는 만큼 길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의 거치 구조는 조금 다릅니다
전세보증금은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돈이기 때문에, 전세대출은 계약기간 동안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보증금으로 원금을 한 번에 갚는 일시상환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이 경우 대출기간 전체가 사실상 거치기간처럼 작동합니다. 거치기간을 따로 설정한다기보다, 원금 분할상환 자체가 기본값이 아닌 것입니다.
다만 규제 측면에서는 전세대출도 상환능력 심사 대상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의 대출수요 관리 방안 FAQ는 "전세대출 차주(임차인)의 DSR 산정시 전세금은 반영하지 않고, 이자상환분만" 포함한다고 설명합니다. 원금은 DSR 계산에서 빠지지만 이자는 반영되므로, 전세대출이 있으면 다른 대출의 한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전세대출을 계약기간마다 연장하며 유지하는 경우 만기에 원금 일부를 상환해야 연장이 가능한 상품도 있으므로, 연장 조건과 상환 요건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기금 전세대출의 기본 조건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조건 총정리|소득·자산 기준부터 신청 기한까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거치기간을 선택하기 전 확인할 체크리스트

거치기간은 선택지일 뿐 정답이 아닙니다. 아래 항목을 하나씩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거치가 끝난 뒤의 월 상환액을 계산해 보았는가 — 종료 후 금액이 기준입니다.
- 거치 종료 시점에 소득이 늘어날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가 — 막연한 기대는 근거가 아닙니다.
- 거치로 늘어나는 총이자를 확인했는가 — 기간이 짧은 대출일수록 증가폭이 두드러집니다.
- 변동금리라면 거치기간 중 금리 상승 여지를 감안했는가 — 원금이 줄지 않아 이자 충격이 그대로 옵니다.
- 해당 상품이 거치를 허용하는지, 최대 몇 년까지인지 확인했는가 — 상품 규정 범위를 넘을 수 없습니다.
- 중도에 원금을 미리 갚을 계획이 있다면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을 확인했는가 — 상환 계획과 함께 따져야 합니다.
- 대출 금액 자체를 줄이는 선택지는 검토했는가 — 미루는 것보다 줄이는 쪽이 확실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거치기간을 두면 총이자가 정말 늘어나나요
같은 금리와 같은 대출기간을 전제로 하면 늘어납니다. 거치기간에는 원금이 줄지 않아 그만큼 더 많은 원금에 이자가 붙기 때문입니다. 앞의 가정 사례에서도 총이자가 약 1,145만 원 늘어났습니다. 실제 금액은 금리와 기간, 상환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거치기간은 대출 실행 후에 추가하거나 늘릴 수 있나요
거치 여부와 기간은 대출 약정 시점에 정하는 조건입니다. 실행 이후 변경은 조건 변경이나 재약정, 대환 등을 거쳐야 하며 가능 여부는 상품과 금융회사마다 다릅니다. 임의로 원금 납부를 미룰 수는 없으므로 해당 금융회사에 문의해야 합니다.
거치기간을 두면 대출 한도가 늘어나나요
한도는 담보가치와 상환능력 심사 기준에 따라 결정되며, 거치기간을 둔다고 해서 한도가 자동으로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 이내로 제한하는 등 우회를 막는 조치를 시행해 왔습니다. 개별 상품의 산정 방식은 취급 금융회사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거치기간을 두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나요
거치 종료 시점에 소득이 늘거나 목돈이 들어올 일정이 분명한 경우, 또는 입주 전 이중 주거비처럼 일시적으로 지출이 몰리는 구간을 넘겨야 하는 경우에는 현금흐름 관리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부담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면 종료 이후가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리
거치기간은 부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뒤로 옮기는 장치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정책 흐름 속에서 거치 조건이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전세자금대출은 만기 일시상환이 기본이어서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핵심 세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거치기간 중에는 이자만 내고 원금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거치가 끝나면 남은 기간이 짧아져 월 상환액이 크게 오릅니다.
- 총이자는 거치한 기간만큼 늘어나므로 상환 여력이 확실할 때만 선택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조건은 개별 상품과 금융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해당 금융회사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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